밝은 미소 뒤에 숨어 있는 어두움

기사입력 2011.11.0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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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 들어가거나, 간단한 칵테일 한 잔 하기 위해 바에 들리거나, 전화상담을 할 때 언제나 웃는 얼굴들을 만나게 된다. 이런 노동자들은 비교적 최근 들어 부각된 “감정노동자”들이다. 감전노동이란 노동자들이 노동의 일부분으로써 특정 감정을 보여야 하는 규정적 성격을 띤 노동이다.

예를 들어, 텔레마케터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밝은 목소리로 고객들을 상대해야 하며 간호들은 환자가 어떤 행동을 하던 정성 어린 보살핌으로 대해야 한다. 감정노동자들은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고객들에게 언제나 상냥하고 밝은 모습만을 보여야 한다.

   

감정노동자들이 가면처럼 쓰는 미소 뒤에는 어두운 감정들이 소용돌이 친다. 감정노동자라는 신분 때문에 그들은 언제나 무시, 폭력, 성희롱 등에 노출 되어 있다. 모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한 여성은 “하루 종일 앉지 못하고 서 있는데 집에 가면 다리와 허리가 이미 굳어 있다.

그래도 그런 육체적인 고통은 고객들을 상대하면서 받는 정서적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어떤 손님들은 우리를 전혀 존중 해주지 않고 오히려 쓰레기 취급한다. 그래도 우리는 손님들에게 웃는 얼굴을 보여야 하고 속상함을 삭혀야 한다”고 전했다.

김혜정(가명)씨는 강남에 한 SAT 학원 컨설턴트이다. 학원 정산업무, 수업 계획서 작성, 행정 등 그녀의 일과는 하루 하루 전쟁 같지만 어머니들 상대할 때가 가장 큰 전투라고 한다.

그녀는 “여기 오는 대부분의 집안은 굉장히 잘사는 집들인데 이런 어머니들이 나를 하등인간 취급한다. 어머니들이 소리치고 욕해도 나는 절대 화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잘릴 수도 있다”며 “유일하게 풀 수 있는 방법은 퇴근하고 남자친구 어깨에 우는 방법 밖에 없다. 이 분야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미 다른 직장 찾고 있다. 주위 동료들이 스트레스 때문에 아프기도 하는데 나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샘플링이나 설문항목에 따라 약간의 변동은 있지만 전체적인 통계를 봤을 때 전체 감정노동자의 65% 이상이 21세부터 36세 사이에 젊은 여성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그 중 25%가 한번쯤은 성희롱 당했다고 한다. 모 통신사 텔레마케터로 근무 했었던 오은희(가명)씨는 자신이 여성이고 감정노동자라는 이유로 성희롱을 시도하려던 남성 고객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녀는 “어떤 남성 고객님들은 어떤 속옷을 입고 있냐는 질문이나 어떤 경우에는 성행위를 하는데 얼마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며 “이런 것은 여성으로써도 수치스럽기도 하지만 무서운 경험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평균적으로 봤을 때 전체 감정노동자들의 43%가 일 시작한지 1년 안에 그만두고 그 중 25%는 6개월 안에 그만둔다고 한다. 비록 정확한 기록은 아니지만 감정노동자들의 40% 정도가 일 때문에 정신적, 정서적, 육체적 질병을 앓았던 경험이 있거나 현재 앓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 감정노동자 인권단체들이 연합해 감정노동자 인권 되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감정노동자들도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다.

[이신영 기자 gabriel@worldy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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